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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7장의 스데반의 설교를 읽다보면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야곱의 무덤에 대한 언급이다. 행7:15-16을 보면 야곱의 무덤이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돈을 주고산 돌무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창세기50:13에 의하면 야곱의 무덤은 마므레(헤브론) 앞에 막벨라 밭에 있는 굴이라고 나온다.
세겜은 예루살렘 북쪽 67km. 사마리아의 그리심 산과 에발 산 사이에 위치한 성읍이고 헤브론은 예루살렘 남서쪽 30km. 유다 산악 지방의 최남단 요충 지대이다.
이처럼 두 지역은 거리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도행전 7장에 스데반의 설교가 오류가 있는건 아닌지? 더 나아가 성경에도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결코 오류가 없다는 것을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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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데반이 야곱의 무덤에 대해 언급한 구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도행전 7장]
15 이에 야곱이 이집트로 내려가 그와 우리 조상들이 죽고
15 So Jacob went down into Egypt, and died, he, and our fathers,
16 세겜으로 옮겨져 아브라함이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얼마의 돈을 주고 산 돌무덤에 놓이니라.
16 And were carried over into Sychem, and laid in the sepulchre that Abraham bought for a sum of money of the sons of Emmor [the father] of Sychem.
여기서 스데반이, 조상들이 이집트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은 가나안 땅을 유업으로 주시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그들이 받았으나 그 약속의 성취를 보지 못했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앞에 문맥을 보면 행7:5에 아브라함에게 자손과 땅에 대한 약속을 주신 내용이 나오고 행7:8에는 할례의 언약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아브라함의 씨가 낯선 땅에 체류하며 400년 속박의 시간을 보낼것을 말씀하시며 야곱 ,요셉, 모세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오면서 약속이 성취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고 그 과정속에서 약속한 것들의 성취를 보지 못하고 죽은 이스라엘 조상들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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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성경의 난제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먼저 알아보자.
* 야곱의 무덤 위치: 헤브론의 막벨라 동굴
창 23:3-20;49:29-30;50:13에 따르면 야곱은 아브라함이 헷 사람 에브론에게서 산 헤브론의 막벧라 동굴에 묻혔다.
[창23:17-19] 아브라함은 마므레(헤브론) 앞의 막벨라에 있는 (헷 족속의) 에브론의 밭과 그 안에 굴을 은 사백 세겔을 주고 구매를 하였다.
[창49:29-30]에서 야곱은 자신이 죽으면 헷 족속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마므레 앞의 막벨라 밭)에 내 조상들과 함께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는 내용이 있다.
[창50:13] 야곱의 아들들이 죽은 야곱을 마므레 앞의 막벨라 밭에 있는 굴에 묻었는데 그 굴은 아브라함이 헷 족속 에브론의 밭과 함께 사서 소유 매장지로 삼은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For his sons carries him into the land of Canaan, and buried him in the cave of the field of Machpelah
분명히 창23:17-19와 창40:20-30, 창50:13을 연계해서 생각하면 야곱의 최종 무덤은 "헤브론(마므레) 앞의 막벨라 밭에 있는 굴"이다.
한편 야곱이 구매한 땅에 대한 내용이 창세기에 나오는데
[창33:18-19] 야곱이 세겜의 도시 살렘에 어느 한 구역 밭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자손들의 손에서 돈 백 개를 주고 산 내용이 나온다.
이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물 | 구매한 땅과 구매 비용 | 관련구절 | 그 장소에 묻힌 인물 |
아브라함 | 마므레(헤브론) 앞의 막벨라에 있는 (헷 족속의) 에브론의 밭과 그 안에 굴을 은 400세겔에 구매함 | 창23:17-19 창50:13 | 아브라함, 사라, 이삭, 리브가, 야곱, 레아 |
야곱 | 세겜의 도시 살렘에 어느 한 구역 밭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자손들의 손에서 돈 백 개를 주고 구매함 | 창33:18-19 수24:32 | 요셉 |
*세겜(Sichem)은 어떤곳인가?
[창12:6-7] 아브람이 세겜에 도착했을때 주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내가 이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므로 거기서 그가 자기에게 나타나신 주께 제단을 쌓고
이처럼 세겜은 아브람이 하나님께 약속을 받고 주께 제단을 쌓았던 장소이다.
세겜은 또한 야곱의 아들들이 양떼를 먹일때 요셉이 보냄을 받았던 장소이며(창37:12) 여호수아가 죽기전에 언약을 다시한번 상기시킬때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모이도록 한 장소이다. (수24:1)
또한 성경은 야곱이 구매한 세겜땅에 요셉이 묻혔음을 여호수아 24:32에서 증언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에서 가져온 요셉의 뼈를 세겜에 곧 야곱이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로부터 은 백 개를 주고 산 땅에 묻었더라. (참조 구절// 창50:25 요셉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 하나님께서 반드시 너희를 찾아오시리니 너희는 여기에서 내 뼈들을 가지고 올라갈지니라>> 출13:10 모세가 요셉의 뼈들을 가져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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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사도행전 7장에 야곱의 무덤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이해하는것이 좋을까?
* 호크마 주석 중심으로 설명 요약*
#01 스데반이 70인역(LXX) 필사본을 인용했다는 견해
예루살렘의 산헤드린에게 연설을 하고 있는 스데반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번역된 헬라어 성경”으로 그들에게 설교하였을 가능성을 (스데반이 70인역(LXX)을 인용 가능성) 제기한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에 따라 스테판이 인용했다는 그리스도 이전에 있었던 칠십인역 필사본은 단 한 개도 이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고 사도행전 7장의 인용이 오리겐 이전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될 길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F.F. Bruce, Ibid., p.145 각주 3번 참고)
#02 스데반이 착오를 했다는 견해
Calvin, Meyer는 스데반이 그 당시 긴장된 상황 속에서 잠시 착오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Bengel은 스데반이 그때 죽음 직전의 급박한 압력을 은연중에 받았으므로 아마 야곱이 세겜 땅을 산 것과 요셉이 그 땅에 장사되어진 비슷한 두 사건을 요약 단축해서 말한것으로 보았다.
#03 사마리아 전설을 따랐다는 견해
Jerome,Knowling은 모든 조상들이 사마리아의 세겜에 묻혔다는 사마리아 전설을 따른 것으로 보았다.
#04 누가가 기록상 실수를 했다는 견해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의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즉 스데반의 설교 내용이 구전으로 전해지던 것을 누가가 다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창세기의 기록과 여호수아서의 기록을 혼동하여 잘못 기술했을 수 있는 것이다.학자들은 사도행전 7:16과 창세기 23:3,10,17과 창세기 33:19 사이의 분명한 차이를 “실수, 착오"라는 편리한 말로 처리를 했다.
Q. 과연 이러한 불일치는 성경의 오류이며 실수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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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마무리 하며서 성경의 난제를 대하는 자세와 이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성경의 난제는 억지로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단, 성경대로 믿는 신자들에게 성경 난제를 대할때의 바른 자세는 성경은 무오류하다는 진리를 결코 져버려서는 안된다.
# buried와 laid의 표현 차이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창50:13에서 야곱은 헤브론(마므레)의 앞에 막벨라 밭에 있는 굴에 조상들과 함께 묻혔다. 본문은 분명히 야곱을 그곳에 묻었다( buried)고 말하고 있다.
한편, 행7:16에서는 야곱이 세겜으로 옮겨져 아브라함이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얼마의 돈을 주고 산 돌무덤에 놓이니라
이렇게 되어 있는데 분명이 사도행전에서는 묻혔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아브라함이 샀었던(창33:18-19) 돌 무덤에 놓였다(laid)고 언급하고 있다.
성경을 보면 laid는 영구적인 것보다는 일시적으로 죽은 시체를 돌무덤에 놓았을때 사용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죽은 몸을 돌무덤에 놓았다고 할때 이 표현이 나온다.
[마27:60] 바위 속에 판 자기의 새 무덤에 그 몸을 두고..(laid it in his own new tomb)
죽었던 나사로가 살아나는 장면에서도 이 표현이 나온다.
[요11:41] 그때에 그들이 죽은 자를 둔 곳에서 돌을 옮겨 놓으니.. ( the place where the dead was laid)
무덤에 찾아온 여인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해 천사들이 말하는 대목에서도 이 표현이 나온다.
[막16:6] ...그분은 일어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그들이 그분을 두셨던 곳을 보라. (behold the place where they laid him)
이런 단어의 성경용례를 두고 생각해 볼때
스데반의 설교에서 언급된 야곱의 돌무덤은 야곱이 최종 무덤에 묻히기 전에 임시적인 거처 가능성을 생각해 볼수 있다.
다시말해, 야곱의 뼈가 처음엔 세겜에 있다가 후에 헤브론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Markland와 요세푸스는 야곱의 12족장 무리들이 처음에는 세겜으로 갔다가 세겜의 아버지나 아들인 하몰의 자손들 가운데서 아브라함이 돈으로 산 헤브론(마므레 앞 막벨라 굴)으로 옮겨져 그곳에 야곱을 묻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세겜지역으로 요셉의 후손들이 요셉의 뼈를 가지고 갔다면, 자연스럽게 각 족장들의 뼈도(야곱의 뼈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음) 가져다가 약속의 땅에 영예로운 무덤을 그들에게 주게 될 것이다. Josephus(Antiq., book 2, Chapter 8, section 2)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사람들(요셉의 형제들 중)의 후손과 아들들은 얼마 후에 그들의 시체를 메어 헤브론에 장사하였으되 뼈에 관해서는 그러하니라." 그 후에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그들이 요셉의 것을 가나안 땅으로 옮겼더라." 이는 그들이 헤브론에 장사되었다는 유대 저술가들의 공통된 견해와 일치한다.
여기까지 개인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여지는 견해를 정리한다.
성경의 난제이기에 더 정확한 의미는 나중에 주님께서 설명해 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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